10. 마음은 돌려 보낼 수 없다

관리자
2022-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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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 마음은 돌려 보낼 수 없다


      아난다가 가르침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미묘하고 밝은 마음을 원래
      원만하고 상주(常住)하는 것임을 비로서 알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부처님의 설법하는 음성을 듣고
      또 이렇게 뵙는 것은 반연하여 일어나는 마음입니다.

      미묘하고 밝은 마음을 얻었다고 하나 그것은
      본래의 심지(心地)라고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
      자비를 베푸시어 의심의 뿌리를 뽑아 버리고
      위없는 도에 들어가게 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반연하는 마음으로 법문을 듣기 때문에
      이 법문도 또한 연(緣)이 되어 법의 성질을 이해하지
      못한다. 어떤 사람이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켜 보일 때
      곁에서는그 손가락을 통해 달을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손가락을 보고 달이라 한다면 그는 달만 보지
      못할 뿐 아니라 손가락마저 보지 못한다.
      또한 손가락만 모르는 것이 아니고 밝은 것과 어둔 것도
      모르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가리키는 손가락을 달의 밝은 성질이라
      하기 때문이다.
      밝은 것과 어둔 것을 둘 다 모르는 너도 그와 같다.

      만일 설법하는 음성을 분별하는 것을 네 마음이라
      한다면 그 마음이 분별할 음성을 떠나서도 분별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나그네는 여관에 투숙할때 잠깐 쉬었다가
      곧 떠나 끝까지 머무르지 않는다.
      그러나 여관 주인은 떠나지 않으므로 주인이라
      하는 것과 같다.
      이것도 그와 같아서 참으로 네 마음이라면 떠남이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음성을 떠나서는 분별하는 성질이 없겠느냐.
      이런 것이 어찌 음성을 분별하는 마음뿐이겠느냐.
      내 얼굴을 분별하는 것도 빛이나 형상을 떠나서는
      분별하는 성품이 없다.
      이와 같이 대상 모두 각각 돌려보낼 데가 있으니
      주인이라 할 수 있겠느냐?"

      "만일 저의 심성이 각각 돌려보낼 데가 있다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미묘하고 밝은 본래의 마음은
      어째서 돌려보낼 데가 없습니까?"

      "자세히 들어라. 이제 너에게 돌려보낼 데 없음을
      보여 주겠다. 이 큰 강당에 동쪽이 환히 열리어
      해가 뜨면 밝게 비추고 구름낀 그믐밤은 어둡고
      창틈으로는 트임을 보고 담장에서는 막힘을 보고 분별한
      곳에서는 연(緣)을 보고 허공은 빈 것이요
      바람이 불어 먼지가 날면 흙비가 오는 것이요
      맑게 개어 구름이 걷히면 맑음을 보게 된다.

      아난다, 네가 이 여러 가지 변화하는 모양을 보았으니
      내가 이제 본래 관계된 곳으로 돌려보내겠다.
      어디가 본래 관계된 곳인가.
      이 여러가지 변화에서 밝은 것은 해에 돌려 보낸다.
      해가 없으면 밝지 못하기 때문에 밝은 인(因)은 해에 있다.
      그러므로 해에 돌려 보낸다.
      어둠은 그믐밤에 돌려 보내고, 통함은 창틈으로
      막힘은 담장에, 연은 분별에, 허공은 빈 것에
      흙비는 먼지에, 맑은 것은 갠 데에 제각기 돌려 보낸다.
      세간의 온갓 것이 이런 종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네가 이 여덟 가지를 보는 견(見)의 밝은 성질은
      어디로 돌려 보내겠느냐?
      만일 밝은 데로 돌려 보낸다면 어두운 것이 여러 가지로
      차별되나 견(見)은 차별이 없다.
      돌려 보낼 수 있는 것은 네가 아니지만
      돌려 보내지 못하는 것은 네가 아니고 누구이겠느냐.
      그러므로 네 마음이 본래 미묘하고 밝고 깨끗하지만
      네가 스스로 혼미하여 본래 미묘한 것을 잃어버리고
      윤회하면서 생사 속에서 항상 떠다님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내가 너를 가엷다고 한 것이다."


      - 수능엄경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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